[일본 🇯🇵] 교토 여행 1일차 - 니시키 시장/금각사/니조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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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는 일본 여행의 중심지 중 하나로, 들려야 할 명소가 너무나도 많은 도시이다. 생각보다 도시 규모도 꽤 크기 때문에 이틀내로 보기에는 좀 버거운 도시이다. 첫 날에는 여행을 조금 더 쉽게 하고자 교토 시티 투어 버스를 끊고서 투어를 했다. 시티 투어 버스에 대한 자세한 후기는 다음 글에서 남겨보겠다.

여행 첫날에는 교토의 대표 관광지들인 니시키 시장, 니조 성, 금각사를 방문했다.

1. 미식의 거리, 니시키 시장

니시키 시장(錦市場)은 4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 시장이다. 교토의 부엌이라는 별명답게 다양한 식재료와 먹거리로 가득한 곳이다. 길이는 약 400m 정도로 길지 않지만, 양옆으로 수십 개의 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볼거리가 많다. 니시키 시장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한다는 몇 가지 음식이 있다.

• 유바(湯葉, 두부껍질): 교토의 대표적인 전통 음식이다. 얇은 두부막을 모아 만든 것으로,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난다. 따뜻한 간장 소스를 찍어 먹으니 부드럽고 깊은 풍미가 느껴졌다.
• 다코야키(たこ焼き): 오사카의 명물로 알려져 있지만, 교토식 다코야키는 또 다르다. 바삭한 겉과 부드러운 속, 그리고 큼직한 문어가 씹히는 식감이 일품이다.
• 사츠마이모(고구마) 튀김: 일본식으로 달콤하게 조린 고구마 튀김도 인기 있는 간식이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워 한입 먹는 순간 달달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이것저것 사 먹어 봤다. 가장 눈길을 끈것은 시장내의 우동집이었는데 줄이 너무 길어서 사먹지는 못했다. 그 대신 일본식 어묵을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다. 모든 종류가 다 맛있으니 한 번 먹어보기를 추천한다.

또 카이센동을 파는 가게가 있길래 나름 비싼 가격을 치르고 사서 먹었는데, 별로였다. 역시 관광객 상대로 한 식당들은 실패할 가능성이 큰 것 같다. 시장내에 저렴한 오마카세를 파는 가게들도 많으니 추천한다.

시장 내에 당고도 팔길래 한 번 사먹어 봤다. 달달한 떡 느낌이다.

시장 안에는 전통 공예품을 파는 가게들도 있어서 기념품을 사기에도 좋다. 가장 추천할 만한 기념품은 일본식 다시와 시치미를 파는 가게인데, 이 시치미는 감자칩에 뿌려먹어도 매콤하니 맛있었다. 근데 이상한 건 가게 내에서 시식해본 다시와 시치미는 너무 맛있었지만 막상 집에 사와서 먹었더니 똑같은 맛이 안 났다.

우리가 지낸 호텔 링스에서는 걸어서 5분 정도로 매우 가까웠던 니시키 시장. 대표 관광 명소이기 때문에 관광객들로 매우 붐비니 조심할 것.

2. 에도 시대를 걷다, 니조 성

다음으로 향한 곳은 니조 성(二条城)이다. 1603년에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건설한 이 성은 에도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장소였다. 이후에도 쇼군의 거처로 사용되다가, 메이지 유신 이후에는 황실의 별궁이 되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웅장한 나무문이 보였다. 니조 성은 화려한 장식과 정교한 목조 건축이 특징인데,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카라몬(唐門)’이라는 문이었다. 금박이 입혀진 조각들이 정교하게 새겨져 있어, 과거 쇼군들의 위엄을 보여주는 듯했다.

성 내부로 들어가니 독특한 바닥이 느껴졌다. 걸을 때마다 삐걱이는 소리가 나는데, 이를 ‘우구이스 바닥(鶯張り)’이라고 한다. 성 안에 침입자가 들어오면 발소리를 통해 바로 알아차릴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새소리처럼 들린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는데, 실제로 걸어보니 정말 독특했다.

니조 성 내부에는 그림으로 장식된 방들이 많다. 특히 쇼군이 신하들을 만났던 방에는 커다란 송림도(松林図)가 그려져 있었다. 힘과 권위를 상징하는 이 그림들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당시 쇼군의 권력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였다고 한다.

밖으로 나오니 넓은 정원이 펼쳐졌다. 에도 시대의 정원답게 연못과 바위들이 절묘하게 배치되어 있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잠시 앉아 있으니 마치 에도 시대로 시간 여행을 한 기분이 들었다.

니조 성은 단순한 성이 아니다. 일본 역사의 흐름을 바꾼 중요한 장소다. 교토를 방문한다면 이곳에서 에도 시대의 흔적을 직접 경험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3. 황금빛의 아름다움, 금각사

마지막으로 간 곳은 금각사(鹿苑寺, 로쿠온지)다. 정식 명칭은 로쿠온지이지만, 대부분 금각사라고 부른다. 1397년에 무로마치 막부의 3대 쇼군인 아시카가 요시미쓰가 별장으로 지은 곳으로, 이후 절로 바뀌었다.

멀리서부터 보이는 금각사는 정말 아름다웠다. 건물 전체가 금박으로 덮여 있어 햇빛을 받으면 반짝반짝 빛난다. 특히 연못에 비친 모습이 너무나도 황홀해서, 마치 그림 속 풍경을 보는 듯했다.

금각사는 3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 1층은 ‘법수원(法水院)’이라고 불리며, 일본식 주택 구조를 따랐다.
• 2층은 ‘조풍동(潮風洞)’으로 무사들이 머물던 사무라이 양식이다.
• 3층은 ‘쿠초초(究竟頂)’로 선종 사찰 양식을 따랐다.

이렇게 층마다 다른 양식으로 지어져 있어, 일본 건축의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사실 금각사는 두 번이나 불에 탔다. 현재 보이는 건물은 1955년에 복원된 것이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만큼은 예전과 다름없이 사람들을 감탄하게 만든다.

절을 따라 걸으며 주변의 정원도 구경했다. 단풍이 곱게 물든 정원은 마치 한 폭의 수묵화 같았다. 봄에 방문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봄이 일본 여행의 성수기 중 하나이기 때문에 사람들에 밀려서 다니는 듯 한 느낌은 있었다. 사진 찍을 장소를 찾기도 힘드니 자리가 보이면 바로 뛰어들어가 사진을 찍어야 한다.

금각사는 크지 않지만, 그 존재감은 엄청나다.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일본 문화와 역사의 상징 같은 곳이다.